치질
항문을 어떤 이유에서건 다치게 되면 아픈 것은 당연합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대변이 딱딱하여 배변시에 찢어지는 경우(급성 치열)로 누구나 한번정도는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일이 해결이 쉽게 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또한 항문이 저절로 치유된다고 하더라도 점점 좁아지게 되므로 더 찢어지게 됩니다. 이를 치열이라고 합니다. 치열은 동성애를 즐기는 사람들이나 항문으로 성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발생합니다.
치질 초기에는 그 자체가 통증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2기를 넘어서 3기 정도가 될 때 통증을 야기합니다. 통증은 치질이 항문 밖으로 빠져 나와 들어가지 않고 항문 조임근(괄약근)에 의해 졸라지는 경우에 심해집니다. 얼른 손으로 집어 넣으면 해결이 일시적으로 가능하지만 그 시기를 놓치면 들어가지도 않고 통증은 점점 심해져 응급상황이 됩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항문과에 오시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항문의 구조로 볼 때 항문에도 종기가 흔히 발생합니다. 항문 종기는 다른 부위의 종기와는 그 발생의 기전(메커니즘)이 다릅니다. 다른 부위는 피부의 털 구멍(모낭)에서 시작하여 다시 그 털구멍으로 터지는 경우가 흔하지만 항문종기는 항문 안쪽의 항문선이라는 곳에서 시작하여 항문 주변의 정상 피부로 뚫고 나오기 때문에 어쩌면 시작과 끝이 전혀 다른 종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함부로 손으로 짜려고 한다든지 바늘로 따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위험합니다. 가까운 항문과에서 항문 초음파 검사로 정확한 위치와 시작된 부위를 알고 수술을 해야 합니다.
치루는 항문 고름집이 이상한 방향으로 해결된 경우에 발생하는 일종의 합병증 입니다. 항문 종기는 해결되어도 50% 이상에서 치루가 됩니다. 또한 치루는 그 발생 기원으로 볼 때 언제든지 항문 종기를 만들 수 있는 병입니다. 한마디로 두 얼굴을 가진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루가 아프기 시작한다면 이는 다시 고름집을 형성하든지 아니면 좋지 않은 병(암)으로 가고 있는 중일 것입니다.
항문은 하루 중 99% 이상의 시간동안 닫혀 있으므로 좁아도 별 문제가 없을 듯 하지만 그 기능상 한 번은 시원하게 열려야 합니다. 항문이 원래 좁은 경우나 아예 없는 경우도 극히 드물게 있지만 대게는 살아가면서 좁아지는 경우입니다. 치열(찢어짐)이 반복된다든지 항문 치질이나 다른 병으로 수술 후 낫는 과정에서 너무 좁게 붙을 수도 있습니다. 좁은 항문으로 대변을 내보내기는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항문과에서 항문 확장술 (항문성형수술)을 받으시면 훨씬 행복한 나날이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가려워 긁기만 하지만 심해지면 주위 피부가 벗겨지고 진물과 피도 날 수 있으며 벗겨진 피부는 매우 쓰린 통증을 유발합니다. 가려움의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하고 일단 쓰린 것부터 치료해야 합니다.
항문 암은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이유없이 항문이 아파진다면 암도 의심해야합니다.